최근에 읽은 책 중에 톰 헤이스가 지은 판데노믹스(원제: Jump Point)라는 책이 있습니다. 네트워크 경제가 가져올 변화와 혁신, 그리고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2012년 쯤에 있을 새로운 경제와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몇 가지 단절(신용, 관심 등등)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내용이지요. 나름 유익한 내용이었는데 그 중에서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서도 언급되었던 던바 넘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던바 넘버(Dunbar’s number)
인류학자인 로빈 던바는 인간이 의미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커뮤니티의 최대 크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단 한 사람이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에는 인지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이 한계는 신피질(neocortex)의 크기에 따라 다르며, 결국 신피질이 집단의 규모를 결정한다”
그 한계점을 던바 넘버(Dunbar’s number)라고 하는데 유인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한 던바 넘버는 대략 150이라고 합니다. 이 숫자는 군대, 신석기 시대의 원주민, 테러리스트 집단 등 자연스럽게 형성된 집단 들의 수를 통해서 그 신뢰성이 입증 되었으며, 최근에는 울티마 온라인 게임에 참여한 유저들의 행동 패턴에서도 그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150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는, 의미 있는 상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150이며, 이것을 넘어서는 네트워크의 경우 그 안에 담긴 가치는 커지겠지만 개인에게 돌아가는 가치는 오히려 줄어들게 되어 기존 그룹에서 탈퇴하거나 어떤 위계질서를 만들게 되는 그 임계점이 150이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트위터에서도 이런 법칙은 적용되는 것일까? 최근의 기사에서 트위터 유저는 평균적으로 126명의 Follower를 가진 다는 조사가 있었고, 1150만명의 트위터 계정을 분석한 Sysomos의 리포트를 통해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92.4%의 유저가 100명 미만의 사람을 Follow하고 있고, Follower와 Following을 동시에 분석해 보면 150명 까지는 Follower수와 비슷하게 사람들이 Following을 하는데 150명이 넘어가게 되면 이러한 균형이 무너진다고 합니다. 트위터 세상에서도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적정한 네트워크 크기를 결정하고 있고 이 속에서 던바 넘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from Sysomos.com
약한 연결의 힘
여기서 한가지 트위터의 특이한 네트워크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기존의 커뮤니티나 네트워크가 양방향적인 상호 연결을 가지고 있는데 반하여 트위터는 Follow/Follower라는 특수한 연결 방법을 가지고 있어서 두 사람이 서로 Follow를 하고 있을 때는 서로 친구관계가 되겠지만, 한쪽만 Follow하는 경우 아주 약한 연결(Weak Tie)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복잡계 네트워크의 고전과 같은 바라바시의 ’링크’(원제: Linked, The new science of networks)를 다시 한번 살펴보죠.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논문의 하나인 그라노베터(Mark Granovetter)의 “약한 연결의 힘(The Strength of Weak Ties)”에 따르면 직업을 구할때나 새로운 소식을 접할 때, 식당을 새로 차릴 때, 최신의 유행이 전파될 때, 우리의 약한 사회적 연결이 강한 친분관계보다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자아(Ego)는 여러 명의 가까운 친구들을 갖고 있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상호 간에 잘 알고 자주 접촉하는 밀도 높은 사회적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 자아는 또한 그냥 아는 사람들을 여럿 갖고 있는데 이들은 상호 간에 잘 모르는 사이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그냥 아는 사람들 하나 하나는 자신의 친한 친구들을 갖고 있어서 긴밀하게 짜여진 사회적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독특한 연결구조 처럼 온라인 상에서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약한 연결들을 생성하고 있는 것이 트위터의 연결이 아닐까요? 또한, 트위터ub의 Follow 구조는 웹처럼 일방향적인 선호적 연결(preferential attachment)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성장하면서 많은 링크를 가지는 허브(Hub)를 만들어 냅니다. 수천, 수만명의 Follower를 지닌 분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아졌지요.
리드의 법칙(Reed’s Law)이 통하는 사회
리드의 법칙이란 네트워크의 힘, 특히 사회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힘은 그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는 각기 다른 인간 집단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훨씬 빠르게 배가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네트워크의 가치를 말할 때는 메트칼프의 법칙(Metcalfe’s Law)을많이 언급하는데 이는 이더넷을 발명하고 3Com을 설립한 밥 메트칼프(Bob Metcalfe)가 지난 1980년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
고 주장한 데서 나온 법칙으로, 네트워크의 규모가 n이면 접속 가능한 링크의 수는 n(n − 1)/2이므로 네트워크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그 비용의 증가 규모는 점차 줄어들지만 네트워크의 가치는 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법칙입니다.

MIT출신의 David P. Reed는 네트워크를 집단 형성 네트워크(group-forming networks, GFNs)의 견지에서 생각하여 GFN의 가치가 메트카트의 법칙이 적용되는 네트워크보다 더 빨리, 즉 기하급수적으로 (exponentially) 증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참여한 사람의 수가 n이라고 했을 때, 잠재적으로 생길 수 있는 서브그룹(sub group)의 수는 두명으로 이루어진 그룹, 세명으로 이루어진 그룹, 이런 식으로
개의 그룹이 가능해 지기 때문에 2n에 비례하여 네트워크의 가치가 증대된다는 것이지요.
트위터로 다시 돌아옵니다. 리드의 법칙에서 말하는 잠재적인 서브 그룹이 트위터 유저를 중심으로 버추얼하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소셜 네트워크나 사회적 관계와는 다른, 약한 연결을 통한 새로운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고 이것은 인간 전체의 네트워크의 가치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되지 않을까요?
종종 이런 질문들을 많이 듣습니다.
“트위터는 뭐에 쓰는거야?” “이걸 하면 뭐가 좋은거지?”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그건 그걸 사용하는 자신이 알아내야 하는거라고.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우리는 트위터를 통해 던바 넘버에 가까운 사람들과 연결하고 그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얻고, 전파하고, 새로운 가치를 이끌어 내려고 할 것입니다. 트위터 같은 도구를 통해 전인류가 연결되고 “판데노믹스”에서 말하는 30억번째 사람이 네트워크에 연결하였을 때 우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노베이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런 미래를 기다리면서 오늘도 트윗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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